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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상치 않은 메뉴판'에서 소개하는 여섯 번째 브랜드, '에브리띵 베이글'
'범 상치 않은 메뉴판'에서 소개하는 여섯 번째 브랜드, '에브리띵 베이글'

<에브리띵 베이글> 범 상치 않은 인터뷰

Born in New-York, made for Seoul
EVERYTHING BAGEL

이번 ‘범 상치 않은 메뉴판’ 이벤트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연희동 공간들을 서로 연결지어 연희동에서의 하루를 더욱 풍성히 보낼 수 있도록 새해 신년을 맞아 기획한 이벤트입니다.

각각의 공간들이 하나의 메뉴가 되어 메뉴판 속에 기재되고, 소개되고 있는 브랜드의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담아서 전달하는 숏터뷰를 통해 연희동의 범상치 않은 매력을 느껴보세요.

여섯 번째 인터뷰는 'EVERYTHING BAGE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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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URBANPLAY :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연희동에서 <에브리띵 베이글>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EVERYTHING BAGEL : 저와 대표인 형이 같이 운영을 하는데요. 저는 고향이 연희동이고, 형은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연희동에 있는 외국인 학교를 다녔어요. 그래서 형한테는 한국에서 고향이 연희동이에요. 그래서 저희에게 익숙한 곳이고, 외국인 손님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거든요. 그때 국내에서는 베이글이 대중화되지 않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손님이 유입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처음에는 현재의 ‘롱보트 스모커’라는, 훈제연어 파는 가게에서 조그맣게 운영했어요. 당시에 큰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매뉴팩트 커피’ 직원분들이 자주 오셨어요. 지금 이 자리를 그분들이 사용하고 있었고, 활용하지 못하지만 좋은 공간이라 저희에게 제안을 하신 거죠.

URBANPLAY : 그럼 이미 동네에 입소문이 났던 걸까요?

EVERYTHING BAGEL : 음. 처음 사업을 구상할 때는 샵을 운영하기보다 도매로 납품을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는데, 쇼룸도 해보고 싶어 공방 근처 후배 커피숍에서 샵-인-샵으로 베이글을 판매하다가 여러 이유로 어려워져, 공방 입구에 쇼케이스를 설치하고 베이글을 판매했어요. 지금의 ‘정음철물’처럼, ‘대진전기’ 라는 간판을 그대로 달고 운영을 했는데, 점점 손님들이 찾아왔어요. 그리고 그때 대표 형이 사러가 마트 건너편에 일본 교포분이 운영하던 바를 자주 갔어요. 거기서 연희동에 거주하는 외국인 손님들과 친해지고, 그들에게 ‘한번 먹으러 와’ 하면서 알려져 점차 입소문이 난 거 같아요.

URBANPLAY : 요즘에 간판도 고치지 않고, 있는 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가 많은데, <에브리띵 베이글>이 선구자의 역할을 한 셈이네요.

EVERYTHING BAGEL : 아니요. 저희는 돈이 없어서 그렇게 한 거예요. (단체로 웃음)


B

URBANPLAY : 에브리띵과 베이글 단어의 조합이 찰떡으로 느껴집니다. 가게 이름은 어디서 영감을 받으셨어요?

EVERYTHING BAGEL : 제가 지었어요. <에브리띵 베이글>은 베이글 종류 중 하나에요. 참깨, 양파가루, 양귀비 씨, 세 가지 토핑이 한 번에 뿌려진 베이글을 ‘에브리띵 베이글’ 이라고 불러요. 미국에서 베이글을 배울 때 그 단어를 봤는데, 말장난 같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한국어로 번역하면 모든 베이글이 되잖아요. 그래서 한 거죠.

저는 뉴욕에서 공부하고, 형은 회사를 다녔어요. 뉴욕라이프가 좋았던 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진 느낌이 드는 거예요. 뉴욕에는 극과 극의 모습이 많아요. 오래된 빌딩 옆에 새로 지어진 빌딩이 있고, 비싼 레스토랑 앞에 저렴한 핫도그 가게가 있기도 하고. 신구의 조합도 좋고요. 근데 그런 여러 모습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느낌이 좋았고, 온갖 재료를 넣은 베이글의 밀가루 반죽 같았어요. 거기에 저희의 베이글에 대한 생각과 마음, 사업 모토를 넣어 맛있는 베이글을 만들면, 누구나(everyone), 매일(everyday) 다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했어요. 다른 이름도 생각해봤는데, 더 생각나지 않기도 했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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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RBANPLAY : 뉴욕에서 F&B 분야를 공부하셔서 베이글을 선택하셨을까요?

EVERYTHING BAGEL : 저는 그림, 형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솔직히 저는 빵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웃음) 형이 베이글을 굉장히 좋아해요. 저희가 국내에 들어온 지 15년 가까이 됐는데요. 형이 국내에서 베이글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없는 거예요. ‘내가 한번 만들어 봐’ 해서 시작한 거죠.

저희가 현재 6년 차인데, 형은 10년 전부터 그 생각을 하고 있었고 저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한 거죠. 단순히 베이글만 만들어 판매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뉴욕을 너무 좋아하고 뉴욕의 상징물이라 뉴욕의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먹거리로 시작한 거에요. 베이글은 시작은 벨기에지만 뉴욕에서 완성된, 뉴욕을 상징하는 음식 중 하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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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URBANPLAY : 다른 베이글 브랜드와 차별되는 <에브리띵 베이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EVERYTHING BAGEL : 저희는 맛에 대해 자부심이 있어요. 뉴욕에서 그 맛을 배웠어요. 뉴욕에 있는 많은 베이글 샵을 방문했고, 형의 이모부가 뉴욕에서 백종원 선생님처럼 음식 TV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분인데, 그분이 알려준 곳에서 중점적으로 배웠어요. 베이글은 뉴욕의 상징물이어서 뉴욕의 맛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해요. 밀가루나 쓰는 재료 일부를 국내에서 구하기가 어려워 아직도 여러 가지가 부족하지만, 그 맛을 내기 위해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만의 매력은 최대한 뉴욕 정통 스타일로 만드는 거에요. 포부는 ‘Born in New York, made for Seoul’ 이에요.


E

URBANPLAY : 모든 자원(시간, 자본, 인력, 공간)이 여유롭다면 어떤 매장을 만들고 싶으세요?

EVERYTHING BAGEL : 매장은 운영을 하지 않고 납품을 하고 싶어요. 더 멀리, 더 많은 곳으로 분출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미국 본토의 맛을 더 널리 알리고 싶거든요. 아쉬운 점은 신선한 베이글을 제공하기가 어려워요. 2년 전 쯤 마켓컬리와 미팅을 했는데 그들의 분출 방식을 들어보니, 저희가 더 노력해서 포장 방법을 개발해야 가능한 것 같아요. 어쨌든 더 멀리 나가기 위해서는 공장도 짓고 관리할 인원도 보충하고 자본도 준비를 해야 해요. 그리고 이 후에 여력이 된다면 손님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홀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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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URBANPLAY : 제과/제빵의 종류 중 베이글은 유행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제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매니저님이 생각하는 베이글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EVERYTHING BAGEL : 따뜻함인것 같아요. 뉴욕 사람들은 비가 오거나 추울 때 갓 구운 따뜻한 베이글과 핫 샌드위치를 많이 먹어요. 베이글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식사 대용으로 먹는 거예요. 그래서 베이글은 밀도가 높고 질감이 단단해요. 그러다 보니 호불호가 강한 편이죠. 한국분들이 많이 접하는 베이글은 코스트코 제품일 것 같아요. 맛있는 베이글인데 대부분 냉동상태에서 그냥 해동해 먹으니까 맛있는 맛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신선한 베이글을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게 첫째 목표에요. 베이글은 구운 지 1-2시간 사이에 먹는 게 가장 맛있어요. 뉴욕 사람들이 늘 신선한 베이글을 먹는 것처럼 저희도 수시로 소량을 구워 최대한 신선한 베이글을 제공하려고 해요.


G

URBANPLAY : 신선한 베이글을 제공하는 것 외에 베이글을 제조하실 때 혹은 가게를 운영하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EVERYTHING BAGEL : 저희가 최대한 노력을 해서, 뉴욕 정통의 베이글 맛을 변함없이 제공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뉴욕으로 워크숍을 가려고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가기도 하고. 저희가 일을 하면서 잊거나 지나치는 요소들이 있어, 다시 뉴욕에 가서 기분 전환하면서 영감도 받고 뉴욕을 담아 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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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URBANPLAY : 베이글 레시피는 어디서 영감을 받으실까요? 레시피를 완성하기까지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주신다면?

EVERYTHING BAGEL : 반죽은 형이 담당하고 있어요. ‘레인보우 베이글’ 같이 색을 활용해서 만드는 베이글은 그날 그 느낌대로 만드는 거예요. 특정한 날에는 그 날의 의미를 담아 만들기도 해요. 발렌타인데이에는 핑크색으로, 광복절에는 태극기색으로, 국군의 날에는 풀빵색으로. 그리고 생각해둔 앞으로 출시할 색다른 몇몇 베이글도 있어요. 샌드위치는 대표 형 본인이 좋아하고 먹고 싶은 메뉴를 만들기도 해요. 요리를 굉장히 잘하기도 하고, 본인이 어렸을 때 뉴욕에서 먹던 맛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해요.

URBANPLAY : 어느 날 갑자기 <에브리띵 베이글> 쇼케이스에 베이글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진열한다면, 그것은 무엇이 될까요?

EVERYTHING BAGEL : 실제로 해봤어요. 만우절 때, 베이글 말고 햄버거를 판매했어요. 갑자기 하면 놀라실까봐 미리 SNS를 통해 언급은 했어요. 손님 중에는 컴플레인 한 분들도 있었는데, 죄송한 마음에 다음에 오시면 베이글 하나 더 드린다고 했어요. 할로윈 때는 피자도 판매했고. 그런 이벤트를 많이 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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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PLAY : 하루 동안 가게에서 수고한 나에게 선사하는 길티플레져가 있을까요? 또는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매니저님만의 루틴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EVERYTHING BAGEL : 저는 출근 전에 러닝해요. 아침 러닝을 하는 날과 하지 않는 날, 컨디션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건강을 위해 하지만, 왠지 러닝을 하면 기분도 좋고 손님들에게도 더 친절히 대하고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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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URBANPLAY : 매니저님에게 연희동은 어떤 동네인가요?

EVERYTHING BAGEL : 고향이죠. 태어난 곳이고. 유학과 군 생활을 제외하고 늘 이곳에서 지냈어요. 편안하게 입는 옷 같기도 하고요. 멀리 갔다가 연희 교차로에 들어오면 마음이 편해져요. 지금은 연희동에 있지 않지만 동네에서 함께 하던 친구들도 모일 때는 여기서 모여요. 그때마다 ‘진짜 변함없다.’ 했는데, 최근에는 ‘되게 많이 변했네’ 해요. 프랜차이즈도 많이 없었어요. 10년 전쯤 버거킹 하나 있었고, 연희초등학교 옆에 스타벅스가 생기려고 했었죠. 오래된 가게들이 점점 사라졌어요. 7~8년 전에는 서울에서 창업하기 어려운 동네 0순위가 연희동이기도 했죠. 유동인구도 적고, 사러가 쇼핑센터를 제외하고는 상권이 없기도 했고요. 이 동네도 가게들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을 반복했어요. 근데 언제부터 연남동의 흐름이 여기까지 미치면서 변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URBANPLAY : <에브리띵 베이글>은 시간이 흐를수록 연희동에 깊게 자리를 잡고, 계속해서 많은 분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돈독한 관계를 맺는 거 같습니다. 매니저님도 그렇게 느끼시는 지 궁금합니다.

EVERYTHING BAGEL : 그게 좋아서 구석진 곳에서 먼저 시작했어요. 로컬문화도 지향하고, 동네 분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기도 하고. 이웃이니까요. 연희동은 남다른 분위기의 동네라. 요즘은 너무 바빠서 그렇게 못하고 있어요. 찾아 주시는 분들에게도 더 잘해드리고 싶은데, 실수하는 것도 많지 않나 싶어요. 그래도 늘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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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URBANPLAY : <범 상치 않은 메뉴판>이 시도한 연희동 가게들의 연결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셨을까요?

EVERYTHING BAGEL : 일단 고맙습니다. 올해가 범띠라 그렇게 하신 거 같더라고요. 저희 포함해서 힙한 플레이스를 선택하신 게 범상치 않다고 느꼈어요. (웃음) 손님들은 가져가도 되는지 물어 보시고 신기해 했어요. 주문할 때 메뉴판의 호랑이 꼬리를 인상 깊게 보시기도 하고.

URBANPLAY : 다음에 유사한 프로젝트를 한다면, 어떤 점이 보완되면 좋을까요?

EVERYTHING BAGEL : 하루 루틴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요? 모든 가게를 다 가면 좋지만 쉽지 않기도 하고 유형이 비슷한 곳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거기에 잘 어울리는 후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중간에 쉴 수 있는 곳까지 코스로 제안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동네를 재밌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고. 연희동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메뉴판에 있는 가게 외에도 연희동에 있는 다양한 가게들과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아요.


L

URBANPLAY : 2022년 <에브리띵 베이글>에서 준비 중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라이즈 호텔에서 진행한 팝업 같은 협업에도 열려 있을까요?

EVERYTHING BAGEL : 저희는 얼마든지 열려 있어요. 곧 이니스프리와 함께 새로운 베이글을 런칭해요. 이니스프리 본사 2층에 있는 카페에서 팝업 스토어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젠가 해보고 싶은 건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매대 같은 카트를 만들어, 베이글을 선보이고 싶어요. 그리고 그 모습을 영상에 담는 거예요. 그 모습이 궁금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자연스럽게 베이글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거죠. 뉴욕 지하철에서 다양한 예술가들이 퍼포먼스 하는 것처럼 홍대 지하철역이나 서울 광장에서 공연과 함께 베이글을 맛볼 수 있는 기획도 해보고 싶고요. 3월부터는 오후에 매장에서 피자도 판매할 예정이니 드시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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