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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에 충실하다는 감각 - 퍼블릭 초콜래토리 인터뷰
본질에 충실하다는 감각 - 퍼블릭 초콜래토리 인터뷰

Creators without Boundary

Creators without Boundary는 일상 속 다양한 크리에이터를 조명하는 바운더리의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연남방앗간 Chapter 2 : 강원, <겨울의 감각>과 함께합니다.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계절, 겨울입니다. 겨울의 강원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소복이 눈 덮인 소나무, 김이 솔솔 나오는 찐 감자, 차분한 겨울바다… 지금 연남방앗간에서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오감으로 강원도를 느낄 수 있는 강원 팝업이 진행 중인데요, 바운더리에서 이번 팝업에 참여한 강원도의 크리에이터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 크리에이터 소개

퍼블릭 초코래토리 @public_chocolatory

연남방앗간 Chapter 2 : 강원, <겨울의 감각> 팝업에 함께한 퍼블릭 초콜래토리는 본질에 전념한 빈투바 초콜릿이 선사하는 다채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입니다.


본질에 충실하다는 감각

Creator Interview Series 004 : 퍼블릭 초코래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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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먹었던 초콜릿은
진짜 초콜릿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Q. 퍼블릭 초콜래토리는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해 주세요.

퍼블릭 초콜래토리는 빈투바(Bean-to-Bar) 초콜릿에서 오는 다채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예요. 빈투바 초콜릿은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빈에서부터 초콜릿 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모든 공정을 초콜릿 메이커가 한 장소에서 관리하고 생산한 초콜릿을 의미해요.

저희는 손님에게 전해질 빈투바 초콜릿 한 조각을 위해서 해외의 카카오빈 농장과 직접 컨택 하고, 카카오빈을 직접 로스팅 해서 초콜릿을 만들어요. 카카오와 초콜릿에 대한 정직한 마음으로, 카카오라는 본질에 전념하여 퍼블릭 초콜래토리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Q. 감성적인 패키지가 인상적이에요. 초콜릿의 맛에서 영감을 받아 패키지 디자인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고객분들이 초콜릿을 먹어보지 않아도 시각적으로 초콜릿 맛을 상상해 볼 수 있게끔 패키지 디자인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요. 보통 초콜릿 한 조각에서 느껴지는 맛과 연상되는 컬러를 기반으로 패키지 디자인을 해요. 빈투바 초콜릿의 가장 대표적인 플레이버 힌트를 세 가지로 압축하고, 그와 함께 연상되는 컬러들을 선정한 다음, 메인으로 선정된 컬러를 일러스트 디자인의 핵심으로 표현해요. 일러스트 제작 과정은 초콜릿 메이커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의견을 세밀하게 조율하며 진행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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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콜릿 메이커라는 직업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우연한 계기로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여의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몸이 많이 아파서 회사 근처 병원을 찾아갔었어요. 저를 지켜보던 의사선생님께서 몸의 회복을 위해 일을 쉬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고, 일을 쉬던 중 좋아하는 요리책을 보러 서점에 갔는데 우연히 초콜릿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렇게 초콜릿에 관심이 생겨 전문가 과정 수업을 들으며 취미로서 초콜릿 만들기를 시작했죠. 그때의 저는 쇼콜라티에가 만드는 작은 봉봉 스타일의 초콜릿을 만들었어요. 당연히 커버춰*를 사용했고요. 그러던 중 빈투바 초콜릿에 대해 알게 되었고 훌륭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신선한 제철 식재료이듯이 초콜릿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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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빈투바 초콜릿의 매력에 빠져 뉴질랜드에 있는 웰링턴 초콜릿 팩토리에 입사 지원을 하게 돼요. 웰링턴 초콜릿 팩토리는 뉴질랜드의 첫 번째 빈투바 초콜릿 회사이자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빈투바 초콜릿 브랜드예요. 화상으로 면접을 보고 며칠 뒤에 함께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아 바로 뉴질랜드행 비행기 티켓을 사서 떠났어요. 여기에서 시니어 빈투바 초콜릿 메이커로 2년간 근무를 하고 한국에 돌아와 지금의 퍼블릭 초콜래토리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커버춰 : 카카오 버터 함유량이 30% 이상인 초콜릿으로, 수제 초콜릿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됨


Q. 스페셜티 커피에 이어, 점점 특별한 초콜릿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빈투바가 대중적이지 않던 시절부터 빈투바 초콜릿을 고집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먹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초콜릿의 원재료는 카카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렸을 적 먹었던 초콜릿들은 제대로 만든, 진짜 초콜릿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초콜릿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빈투바’라는 개념을 만났고, 그 후로 초콜릿은 당연히 카카오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이 지금의 퍼블릭 초콜래토리를 만든 것 같아요. 다른 곳처럼 유럽의 어느 공장에서 만들어진 초콜릿을 구입해 다시 녹여 또 다른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 아닌, 저희만의 카카오빈을 고르고, 또 골라내고 로스팅 하는 것부터가 초콜릿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그 매력에 빠져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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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뉴질랜드에서 귀국해 강원도 춘천에 퍼블릭 초콜래토리를 오픈했어요. 춘천에 자리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가 사는 곳이 춘천이어서 자연스럽게 춘천에 자리를 잡았어요. 한국에서의 비지니스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연고 없는 서울에서 비지니스를 시작하는 것은 저에게 굉장히 큰 리스크였어요. 안정적인 기반 위에 브랜드를 세워야 시간이 지나서도 변치 않는 브랜드로 키울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춘천에서 퍼블릭 초콜래토리를 오픈하게 되었죠.


Q. 빈투바 초콜릿은 모든 공정이 사람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고 들었어요. 빈투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우선 초콜릿으로 만들기 적합한 카카오빈을 하나하나 골라내는 ‘솔팅’을 해요. 포대 자루 안에 있는 카카오빈 중 깨지거나, 곰팡이가 피었거나, 벌레가 먹었거나, 과육 없이 껍질만 납작하게 붙어있는 등 다양한 이유로 먹지 못하는 카카오빈을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하여 골라내는 작업을 해요. 저는 초콜릿의 맛은 이 솔팅 작업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썩은 카카오빈을 구별해 내지 못하고 초콜릿을 만든다면 맛이 있을 수가 없으니까요.

솔팅이 끝난 카카오빈은 미리 예열해 둔 오븐에 넣어 ‘로스팅’을 합니다. 카카오빈의 개성을 고스란히 초콜릿으로 표현하기 위해 원산지별로 로스팅 온도와 시간을 조금씩 다르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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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 로스팅한 카카오빈의 껍질을 제거하고 카카오 닙스만 얻는 과정인 ‘위노잉’을 거쳐,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카오닙스와 비건 유기농 비정제 설탕을 72시간 동안 으깨주고 치대주는 작업인 ‘콘칭’을 합니다. 콘칭은 입안에서 초콜릿이 매끄럽고 쫀득하게 녹아내리는 식감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에요.

그다음 ‘템퍼링’이라는 온도 조절 과정을 거쳐 초콜릿의 구조를 안정화 시켜요. 템퍼링이 잘 된 초콜릿은 반짝반짝 광이 나며, 뚝-하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부러지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려요. 제품을 만들 때는 반드시 초콜릿을 템퍼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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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자체 제작한 몰드에 초콜릿을 담아 초콜릿 바를 만들어요. 냉장고에 넣어 굳힌 초콜릿을 몰드에서 빼낸 후 완성된 초콜릿을 하나씩 손으로 직접 포장하면 비로소 판매를 위한 준비가 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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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커피가 로스팅 방법과 블렌딩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카카오빈 역시 그렇다고 들었는데요. 퍼블릭초콜래토리만의 로스팅이나 블렌딩의 특징이 있나요?

제가 싱글 오리진 초콜릿을 생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원산지별 카카오 빈이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캐릭터를 로스팅이라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잘 표현할 것인가 하는 거예요. 저희는 원산지별로 카카오빈의 로스팅 온도와 시간을 조금씩 다르게 해요. 예를 들면 마다가스카르의 카카오빈은 입맛을 돋우는 싱그러운 과일 맛이 가득한 카카오빈으로 유명한데요, 그럼 이 마다가스카르 카카오빈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으로 로스팅을 해서 초콜릿을 만드는 거죠.


Q. 싱글 오리진이라면, 단일한 원산지에서 나온 카카오빈만을 사용해서 초콜릿을 만드는건가요?

맞아요. 싱글 오리진 초콜릿의 매력은 지역 고유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거예요. 초콜릿 메이커라면 다양한 원산지의 카카오빈으로 초콜릿을 만들어보고 싶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그렇고요. 지금까지 퍼블릭 초콜래토리가 만든 싱글 오리진 라인은 탄자니아 70%, 마다가스카르 70%, 에콰도르 70%, 베네수엘라 70%, 베트남 70% 총 다섯 가지예요. 이 모든 싱글 오리진 초콜릿을 드셔보신다면, 카카오 70% 설탕 30%의 단순한 레시피임에도 카카오빈의 원산지에 따라 초콜릿의 맛이 모두 다르고 각자의 개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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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로 싱글오리진 초콜릿을 만드시는 이유가 있나요?

대규모 초콜릿 공장에서 만드는 초콜릿은 제조 전 카카오빈에 알칼리처리를 함으로써 항상 같은 맛, 컬러, 냄새를 유지할 수 있지만 빈투바 초콜릿은 농장에서 수확한 카카오빈을 어떠한 화학적처리 없이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되는 배치마다 초콜릿의 맛이 항상 똑같을 수 없어요. 카카오빈도 기후의 영향을 받는 농작물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초콜릿을 블렌딩하기 보다는 한 가지 원산지의 카카오빈으로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되, 그 캐릭터와 최상의 궁합을 보여주는 식재료를 응용해 새로운 맛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먹어본 빈투바 초콜릿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빈투바 초콜릿이 있나요?

올해로 8년째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며 정말 다양한 나라의 카카오빈을 다뤄보았고 수많은 빈투바 초콜릿을 먹어 보았지만 아직까지도 잊지 못할 한 조각이 있어요. 제가 뉴질랜드의 웰링턴 초콜릿 팩토리에서 시니어 빈투바 초콜릿 메이커로 근무하던 시절의 이야기인데요. 어느 날 대표가 저에게 70% 다크 빈투바 초콜릿 한 조각을 주면서 먹어보라고 했어요. 냄새를 맡아보고 입안에 넣는 순간, 분명 진한 갈색의 초콜릿을 먹었는데 입안에는 훈제 베이컨 맛이 났어요. BBQ 파티에나 가야 맡을 법한 훈연의 냄새가 코에서 은은하게 감돌고 분명 고기 맛이 났어요. 그래서 대표에게 물어보았죠. 구운 베이컨이랑 소금, 후추를 갈아 넣었냐고요. 그랬더니 아니래요. 재료는 카카오빈과 설탕뿐이라고 하더군요. 그 초콜릿은 파푸아 뉴기니의 카카오빈으로 만든 70% 다크초콜릿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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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카카오 농장에서는 카카오빈을 수확한 후 일정기간동안 발효를 하고 발효된 카카오빈을 전용 테이블에 넓게 펴서 햇볕에 말려요. 그런데 파푸아 뉴기니의 한 카카오 농장은 발효가 끝난 카카오빈을 건조할 때 테이블 밑에 장작불을 때고 그 열과 연기로 카카오빈을 건조한다고 해요. 이런 독특한 건조 과정을 통해 카카오빈은 훈연의 맛을 품게 되었고 그 카카오빈으로 만든 초콜릿에서 구운 베이컨 맛이 났던거죠!


Q. 그럼 지금까지 직접 만든 빈투바 초콜릿 중에 기억에 남는 초콜릿이 있으시다면요?

웰링턴 초콜릿 팩토리에서 근무했을 때 만든, 잊지 못할 초콜릿이 있어요. 웰링턴 시에서는 일 년 내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는데, 그중에 미식가들이 모이는 ‘Welly on a plate’라는 이벤트가 있어요. 그 이벤트에 웰링턴 초콜릿 팩토리도 참가하면서 크라프트 비어의 사이드 메뉴로 들어갈 초콜릿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때 Huhu grubs라고 불리는 후후 딱정벌레의 애벌레를 초콜릿에 디핑했답니다.(웃음) 뉴질랜드에서는 오가닉 마트에 가면 huhu grubs를 식용으로 판매하는데, ‘정글의 법칙’에서 출연자들이 생존을 위해 눈을 감고 먹을법한 손가락 굵기의 뽀얀 애벌레예요. 저는 먹지 않았지만 제가 디핑한 Huhu grups 초콜릿을 먹은 친구는 벌레가 초콜릿과 함께 톡 터지며 피넛버터 맛이 났다고 했어요. 2014년도의 이야기지만 저는 아직도 먹을 용기가 안 나네요!


Q. 준비 중인 다음 초콜릿에 대해 살짝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한동안 생산하지 못했던 초콜릿들이 이번 겨울에 부활할 예정이에요. 에콰도르 70%, 마살라차이 55%, 그리고 베네수엘라 70%가 돌아옵니다.

그리고 12월 중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초콜릿이 있는데요, 아직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강원도의 초콜릿 메이커가 강원도의 훌륭한 재료를 이용하여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었으니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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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퍼블릭 초콜래토리는 브랜드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퍼블릭 초콜래토리의 빈투바 초콜릿이 대중들의 초콜릿 가이드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카카오와 설탕. 너무나 심플한 이 두 가지 재료만으로도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것을 저희가 증명하고 있고요. 그러니 마케팅과 상술에 현혹되지 마시고, 어떤 재료로 초콜릿이 만들어졌는지 확인하시고 소비자로서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길, 그 기준에 퍼블릭 초콜래토리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Q. 10년 뒤, 퍼블릭 초콜래토리는 어떤 모습일까요?

퍼블릭 초콜래토리는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여유와 낭만이 있는 춘천에서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고 있을 것 같아요. 그때에도 여전히 언제 방문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받는 공간과 따뜻한 핫 초콜릿, 맛있는 디저트, 다양한 빈투바 초콜릿과 제품들을 준비하고 손님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초콜릿을 사랑하는 누구나 모일 수 있는 공간이자 모두를 위한 정직한 초콜릿이 되길 바란다는 퍼블릭 초콜래토리 이름의 뜻 그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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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매력을 품고 있는 다양한 원산지의 퍼블릭 초콜래토리의 싱글 오리진 빈투바 초콜릿을 팝업 기간 동안 연남방앗간에서 만나보세요.

CHAPTER 2 강원: 겨울의 감각

위치 연남방앗간 서울역점
서울 중구 통일로 1 (문화역서울284, 구 서울역사)
기간 2021. 11. 27. (토) – 2022. 2. 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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